자연 속에서

김장은 했는데...

가을 홍시 2005. 12. 6. 13:45

늘 재촉하고 보채고 뗑깡부리던 혹들은 둬두고 가기로 했다.

겨울 project, 김장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ㅎ

종종걸음으로 김장재료를 사 모으고...

뭔가는 빠졌을 지도 모른다.

늘 규칙적으로 해 오던 일도 아니고

올해는 늘 챙겨주던 님들도 없으니...

사실 김장은 옆에서 고추가루!, 젓갈!, 설탕!, 마늘.... 이렇게 요청하면

갖다 주고 옆에서 혼합되는 과정을 지켜 보기만 했었따!

참, 그리고 속 넣는 과정은 주도적으로 했었따...ㅎ

 

그런데 사부이신 큰언니는 남쪽나라로 여행 중이라카고,

작은 언니는 얼라 챙기랴 직장 댕기랴 바쁘니 눈치가 보이고...

결국 혼자 저지르기로 했다.

가끔 막힐 때마다 전화 자문을 받으면서...

배추를 밭에서 다듦으며 추렸다.

두발 수레에 담아 옮기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닐세...-.-;;

옆지기는 일이 있어 저녁 늦게나 올 것 같고...

소금에 절이는 것 까지는 해 놔야 되는디...

 

소금 농도를 어느 정도로 해야되는지 자문을 듣고

내 나름대로의 손대중으로 엉거주춤 진행내 나갔다.

내일은 가까이 계신 느림보님, 바람따라님 댁에서 오실려나...

손가는 공정은 모두 마쳐 놓으려 했는데 잘 되려나...

울 딸이 이웃들 오시면 같이 먹으며 하라고 쿠키를 잔뜩 궈 주었는데...

 

이렇게 생각하면서 토욜을 보내고...

일요일 아침,

창밖을 보니 뽀샤시한 눈이 제법 쌓였다.

 

 

 

어제 저녁 일기예보에 전국적으로 눈이 온다고는 혔지만

하늘을 보니 이곳은 비켜가 줄 것 같았는데...ㅎ

이 눈이 즐거움을 줄까 아님 차가 미끄러지는 불상사를 안겨줄까...

가늠이 안되는군...

아침에 배추를 씻어놓고 공소엘 가려고 밖의 수도를 트니

얼었는지 감감 무소식...

할 수 없이 다른 일만 소득없이 동동거리다 공소 갔다 오니

햇님이 나오면서 날이 조금 풀렸는지 수도가 개통이 되었다.

열심히 작업하고 있는데 옆지기가 나와서 거든다.

 

 

올타구나 씻기 공정을 옆지기에게 넘기고

실내로 들어와 배추 속 재료를 이리저리 섞어 만들었다.

새우, 새우젓, 까나리 액젓, 고추가루, 마늘, 생강, 생어징어도 다져 넣었다.

나중에 생각하니 갓을 안 넣어 다시 넣고...

음, 이 정도면 맛이 괜찮을 거야...

배추도 약간 많이 절여진 듯 하지만 괜찮게 절여졌고...

속과 같이 맛보니 약각 짭짤하지만 통과~

 

그런데 근처에서 출동하시기로 했던 느림보님~ 바람따라님~ 소식이 감감...

연락도 못 드리고(내 핸펀이 나갔다. 모든 정보가 거기 있는데...-.-;;)

눈이 와서 오시기 어려울 수도 있었다...

눈 땜에 아예 안 내려 오셨을 수도...-.-;;

울 딸이 맹기러 준 쿠키가 울고 있네~

 

어깨, 허리, 엉덩이 모두 쑤시지만 억지로 억지로 끝냈다...

집에 가져올 2통, 땅에 뭍은 2 항아리, 목욕탕에 1통 넣어두고, 밖에 나머지 반통...

생 배추도 20여 포기 남겼다.

 

이리저리 나눠줘 맛 보시라 할려고...

드뎌 프로젝트가 완료되었다...

 

<키우던 알로에가 꽃을 피우고 있다.>

 

<부레옥잠은 월동중...>

 

오면서 남한강 가 길로 들어서 보니 느림보님 댁도, 바람따라님 댁도 오신 흔적이

없었다. 역시 눈 땜시 아예 안 오신 모양...-.-;;

우리는 미끄럼 타면서 조대고개를 넘고(맞은 편에 차가 없으니 망정이지...)...

38번 국도도 여기저기 얼어 있더군...

고속도로 접어들어서야 맘놓고 속도를 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