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이번에는 아들이 책꽂이 조립도 해야하고... 집에서 좀 쉬겠다고 오지 않아 가벼운 마음(!)으로 영죽골로 향했다...
아들이 상경하지 않은 이유는 7월 중순 이사때 설치를 못했던 비데 부품을 세종시에서 구했고 주중에 퇴근버스 타고 갔더니 주말에 부품만 주면 되지 뭐하러 왔느냐고 타박...ㅠ 정작 설치 해보니 사이즈가 약각 달라 가스불에 구워(?) 억지로 맞췄다. 담날 나는 기차를 타고 출근을 했었고... 이렇게 나를 봤으니 억지로 올 필요가 없었다고 생각했는지...ㅋㅋ
토요일 오전, 비가 왔었긴 했지만 그냥 봐줄만한 정도였다.
예보에서도 경기 북부쪽에 호우경보가 있었고 좀 아래쪽인 우리 동네는 그냥 주의보 아랫단계 정도의 비가 올거라고...
그런데 일요일 새벽부터 세차게 내리는 비... 소리로 미루어 이건 폭우에 가까운 수준...
밖에 잠깐 나가보니 지붕 홈통이 막혔는지 옆으로 줄줄 흘러 내린다.
해가 뜰때쯤 앞 시냇가에 나가보니 요란한 흙탕물...
바윗돌도 품고 내려가는지 돌 구르는 소리까지 합쳐진 듯...
냇가 버드나무는 휩쓸리면서 껍질이 벗겨져 하얀 속살이 보이고...
동네 쪽으로 좀 내려가니 음촌 산쪽 몇몇 집들이 이용하려고 설치했던 수로 밑 다리가 흔적도 없다.
수로 다리의 지반이 낮아졌는지 그 부분이 약간 내려 앉았고 물이 넘치고 있다.
아무래도 보강하지 않으면 무너져 내릴 태세다.
오늘 공소에 신부님이 오셔서 미사를 드리기로 했는데...
능암쪽 편도 1차선 도로가 일부 침수되어 하루 4번 다니던 버스도 못들어오고 있다고...
영죽고개 쪽은 길을 넓히려고 일부 구간 나무도 베어내서 산사태 나기 쉽상일 듯 한데...ㅠ
그래도 무사히 공소 미사를 마치고...
신부님이 이 빗속을 뚫고 오신 이유가 있었다.
이 달 말쯤 미국 알라바마에 있는 한인 천주교회로 발령이 날꺼라고...
전에 있던 신부님도 알라바마 몽고메리 한인 천주교회에 나갔다 복귀하셨는데...
청주교구는 미국 알라바마 지역이 담당인가 보다...
하루종일 문자를 날리던 재난소식에 충주지명이 계속 보이더니 충북선이 불통이랜다.
5시쯤 서둘러 감곡터미널에 도착해서 옆지기는 동서울터미널로...
나는 세종시 근처에 가는 버스가 없어 다시 수원 무뚝뚝하기 한량없는 아들 집으로...ㅋ
밤 뉴스를 보니 우리 시골을 포함한 38번 국도 주변(엄정, 앙성, 일죽, 죽산 등)의 수해가 심각했었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