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도 안갖고 지하철과 버스와 택시를 타고 영죽골에 들었다.
핸들을 버리니 오갈때 거리 풍경이 눈에 들어오고 애들과도 속닥속닥~
챙겨온 사과를 칼 없이 이리저리 머리를 굴려(?) 잘라 먹으며 흐믓해했다...ㅎ
오랫만에 머문다는 생각이 앞서서인지 느긋하기 이를데 없다.
예초기를 돌려 풀을 깎고
겨우 매달려 있는 늙으수레한 오이를 따고
이제 줄기가 마르기 시작하는 방울도마도는 따면서 입으로 들어가고...
씀바귀와 민들레 잎을 따 겉절이를 하고
호박을 숭덩숭덩 썰어 넣어 된장찌게를 끓이니
요즘 아토피로 채식을 즐기는 딸내미는 좋아라한다...
어스름에 상영죽까지 오르는 고갯길을 같이 오르며
아카시아 잎사귀 따내기 가위바위보~
아주 단순한 놀이 것만
즐겁게 머리를 굴리고 까르르~
상영죽은 어느새 농네 모습이 바뀌고 있었다.
여기저기 **농원, @@농장, **민박...
다음날 일찍부터 옆에있는 복숭아 과수원은 바쁘다.
저장성이 없는 복숭아는 매일 따줘야 한다.
따는 시기를 조금만 놓쳐도 상품성이 없다.
비가 추적추적 오길래 뜨거운 커피를 갖다 드리니
파치 복숭아 한아름을 안겨 주신다.
고추를 드러내놓고 노는 꼬맹이가 누군가 했더니
그새 늦둥이 손자를 보셨단다...ㅎ
어쩌다 그것도 여름 한 철 가까이 뵐 뿐이니
며느님이 만삭인 것도 몰랐다...ㅎㅎ
다음에 갈때는 돌박이 선물이라도 챙겨야겠다.
일요일 아침에는 모처럼 공소를 찾았다.
마을 길을 휘적휘적 가고 있는데
무쏘스포츠 차가 곁에 서며 타라신다.
전혀 뵙지 못했던 내외분께서 나를 알고 계셨다...
공소에 들어서니 낯익은 분들이 반갑게 맞아 주시고...
공소 분위기가 많이 활기차졌고 밝아졌다.
길에서 픽업해 주셨던 분들이 많이 기여하고 계신 듯...
그새 회장님도 바뀌고
회장님 댁도 멋지게 바뀌고...
예절 중에 성가의 음율도 제대로 돌아간다...ㅎ
영죽분교도 사용주가 바뀐 듯...
딸내미와 인도여행 할려고 했는데...
집에와 이것저것 정리하고 있으려니
전에 공소에 사시던 할머니께서 호박 3개, 가지 2개를
까만봉지에 담아 오셨다...
따가운 햇볕이 앙칼진데 그 먼 거리를 걸어오셨나 보다...
시원한 음료수를 드리며 그간의 안부를 여쭈니 빙그레 웃으신다.
차가 있어야 모셔다 드리는데...
냉동실에 있었던 삼계탕 덩어리를 싸드리며 배웅을 해드렸다...
서울에 올라와 할머니 호박으로 된장찌게 끓이고
호박볶음을 새우젓 넣고 맛있게 냠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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