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결혼기념일이 있었다.
평일이었는데 헤아려보니 기념을 할만한 세월이 흘렀음을 알았다(20주년).
지금까지 기념일이며 생일이며 등등 별로 의미 깊게 챙겨보질 않아서...
모처럼 시간을 내서 궁리를 시작했다.
여행 프로그램을 뒤져보니 평일 것은 거의 없고,
선상 낚시?, 재래시장 투어?, 서울에서 그냥 때우는 것은 별로 였고...
암튼 평일은 딱 맞는 것이 없었다.
그러다가 바닷가에서 온천을...?
안면도에 있는 롯데오션캐슬의 이벤트 프로그램이 있었다.
바다도 볼 수 있고 온천도 하고 맛사지 프로그램까지 끼어있는...
값도 평일 프로그램이라 저렴했다.
우리만 가는 것은 재미가 없을 것 같아 언니네 부부도 초대했다.
마침 시간이 다 괜찮다고 한다...ㅎ
1주일 전에 예약했는데
시간이 흘러 디데이가 다가왔다.
그런데 웬 날씨가 그렇게 추워지는 것인지...
올 겨울 들어 최저기온을 매일 경신하는 것이 아닌가...
더구나 당일에는 서해안 해안지역에 눈까지 내린단다...-.-;;;
서울에서 중간지점에 둘째언니네가 있어 그곳에서 합류하여 차 1대로 움직였다.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서해대교를 지나 충청도 땅에 들어서니 어쩌다 눈발이 보였다.
그래도 해가 쨍쨍하길래 뭔 일이 있으랴... 했다.
홍성IC로 나가 국도를 타고...
안면도 바닷가(꽃지해수욕장)는 바닷물이 만조여서 그런지 도로근처까지 출렁거렸다.
좀 춥기는 했으나 모든 게 즐거웠다.,,ㅎ
근처에 있는 오션캐슬로 가서 프로그램대로 즐기기 시작했다.
사우나를 거쳐 부부 끼리 쓸수 있는 파라디움(바다와 하늘이 보이는 개별 bath가 있고
입욕제를 넣어주고 수류에 의해 안마 및 맛사지가 되는 구조)과 음료수...
그리고 노천온천을 이리저리 섭렵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멋진(!) 함박눈이 내리기 시작하고...
노천온천에서 함박눈을 맞으며 즐길 수 있는 씬이 벌어진 것이다...
그곳에서 1박을 한다면 그지없이 좋은 날씨였지만...
우리는 돌아와야 했다...-.-;;;
어쩔 수 없으면 모르지만...
마음 한 구석 걱정이 자리잡았지만
맛사지 프로그램까지 충분히 즐겼다.
(난 별로 맛사지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이리저리 주무름을 당하다보면 아프다!!)
저녁은 둘째 형부가 쏜다고 하셔서 마음 속으로 정해둔 영목항의 음식점으로 향했다.
눈은 다시 더 펑펑 쏟아지고...
더 걱정이 되면서 길을 돌리자고 제안했다.
이 대목에서는 남편이(정말 운전도 제대로 해 본 경험이 없는...) 그냥 가자고 했다.
결국 그냥 가기로 했는데
점점 언덕길도 내리막길도 만만치가 않다.
형부 차가 스노우 타이어이고 4WD가 된다고는 했어도 걱정이 되던 찰라
차가 기우뚱~ 지그재그로 미끌어진다.
결국 길을 가로 질러 밭둑에 지지하며 겨우 멈췄다.
다행히 반대편에 차가 없었고 우리 차선에도 멀리 오던 차가 깜박이를 켜고 멈췄다.
다들 가슴을 쓸어 내리고 차를 돌렸다.
그런데 여기까지 온 거리가 만만치 않아 조심조심 기면서 겨우 안면도를 빠져 나왔다...ㅎ
나오면서 보니 여기저기 엉킨 차들... 접촉사고도 여기저기서 눈에 띈다...
그래도 배가 고팠던 지라 서산 간척지 근처 포구에 있는 음식점에 내려
우럭+숭어회와 칼국수를 먹었다. 꽤 괜찮은 음식솜씨...
다들 형부의 운전솜씨를 칭찬하고...ㅎ
천천히 가자고 결의를 다지고...
고속도로에 올라서니 그제서야 마음이 놓이기 시작했다.
제설차가 앞서 달리고 본래 속도는 아니지만 무난한 속도로 움직였다.
서해대교를 지나 경기도로 접어드니 눈이 안보인다...
언니네 집에 들러 우리 차를 접수하고
형부는 쌀 한 자루를 또 실어 주시고...
평택, 수원, 서울은 뽀송뽀송한 길이다...
집에 오니 자정이 넘었다....
다음 날 운전을 도맡았던 큰 형부 네로 전화를 드리니
어제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담담했던 형부가
아주 혼.났.다.고 하더란다...ㅎㅎㅎ
그래도 즐거웠던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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